[틈새논평]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의 결정적 장면들

[틈새논평] 영결식의 결정적 장면들
(딴지일보 / 딴지총수 / 2009-06-01)


애초 영결식은 보지 않으려 했었다. 노제가 진짜니까. 물론 노제가 진짜다. 그러나 영결식은 그 나름, 대단히 드라마틱했다. 심지어는 역사가 극적으로 움직인 순간도 있었다. 지금부터 그렇게 결정적이었던 장면 몇 가지, 짚어 보자.

1.
그 첫 번째. 많은 이들이 이명박의 미소를 문제 삼는다. 물론 웃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장면,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헌화 직전, 또 한 번은 문재인과 대화 중. 청와대에선 "한 전 총리와 문 전 실장 등 유족 측 주요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응수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웃긴다. 어떤 상황이든 전직 대통령 영결식에서 현직 대통령이 웃는 건, 예의가 아니지. 더구나 헌화 직전의 미소에 대한 해명은 없다. 뭐 그건 갖다 붙일 말이 도저히 없었겠지.



그러나 그 표정을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기뻐하는 표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엔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 정도 바보는 없다. 실제 속내가 어떠하든,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전국 생방송하는 와중에 더구나 카메라가 집중되는 자신의 헌화 직전, 일부러 그런 표정을 드러내는 바보는 없다. 그동안의 이명박 표정을 유심히 관찰해 온 사람들은 알게다. 그건 스스로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할 때, 저도 모르게 무심결에 짓게 되는 어색하고 어정쩡한 얼굴이란 걸. 오히려 뭔가 생각이 있을 땐 표정이 굳는다. 그러니까 그 표정이 드러내는 건, 그 순간 그가 멍때렸다는 사실 뿐이다.

그들의 진짜 속내가 드러나고 만 순간은, 그 표정이 아니라 부인을 통해서다. 본지 웬만해선 어떤 대통령의 부인이든, 부인은 언급 않는다. 그녀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연히 자신의 남편이, 정치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는 다르다. 서거와 관련한 이명박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진짜 정서가 무엇인지를, 아무런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낸,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서 그러한 순간은 그 자체로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1) 첫 번째 장면은 두 사람이 헌화를 위해 걸어 나오는 와중에 포착된다. 유가족 분양 후 “다음은 대통령 내외분께서 헌화 및 분향을 하시겠습니다. 이어서...” 라는 멘트 직후 백원우 사건이 발생한다.  

본지가 주목하는 장면은, 백원우 돌발사태가 경호관에 의해 제압되자 그걸 흘낏 쳐다본 직후 부인이 순간적으로 짓는 표정이다. 프레임을 쪼개 봐도 0.1초 내외의 찰나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그 순간, 분명히, 피식 웃는다. 그렇다, 피식이다.
 




2) 이후 장내 혼란이 약 30여초 간 이어졌고 두 사람이 절을 한 후에도 계속 고성이 오가자, 송지헌씨는 “ 잠시... 경건한 영결식을 위해 자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멘트를 하고 둘은 계속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부인이 남편에게 고개를 돌려 이렇게 말한다. (입모양을 통해 명확하게 읽힌다.)

“무시해버려. 무시.”


긴 말 필요 없다. 공개적으로 한 번도 들킨 적 없던, 있는 그대로의 그들 바닥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그녀의 격을 이야기하자는 게 결코 아니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아무런 연출없이 드러난 순간적인 반응들이야말로 그들의 진심을 여실히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하여 개인적으로는, 이 두 장면이 영결식 전체를 통 털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다.

2.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순간. DJ의 오열. 생사를 넘나들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야말로 온 몸으로 다 겪어낸, 여든을 넘긴 그 노정객이 마치 여덟 살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공개석상에서 그렇게 우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그는 언제나 냉철하고 이성적인 정치인이었다. 오히려 그것이 그의 가장 큰 약점일만큼.


92년 김영삼에게 패배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을 때조차, 지지자들이 통곡하고 자신은 물론 자신을 지지했던 모든 이들의 꿈까지 접어야 했던 그 순간에도, 잠시 울먹인 게 전부였다. 그런 그가 처절하게 통곡했다. 서거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비통한 눈물을, 함께 흘렸던 순간이다.

그러나 그 장면을 가장 인상적 순간으로 꼽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순간은, 그 동안 그 누구의 그 어떤 말과 행동으로도 불가능했던 그리고 아마도 이번 일이 아니었으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불가능했을,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과 상처를 일거에 치유하고 다시 하나로 정서적 통합시킨, 절대 순간이기 때문이다. 단언하건데, 민주당 지지율은 그 장면 하나로 복원되기 시작할 게다. 역사는, 바로 그 순간, 어떤 갈림길을 지나친 것이다.

생각해보면, 기가 막히다. 한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고 그리고 또 한 사람은 그 죽음을 그렇게 자신의 오장육부가 뒤틀리 듯 통곡함으로써, 그 둘이 그렇게 가장 비극적 방식으로 재회함으로써, 그들 각자를 지지했던 수많은 이들이 각자 서로에게 지난 몇 년간 품어왔던 분노와 서운함과 배신감을 한 순간에 증발시키고 말았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고서야 말이다. 진정, 이 우주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

다만 지금 현재의 민주당이 과연 그 거대한 에너지를 받아낼 역량이 되긴 하느냐 하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겠다. 그건 두고 볼일이다. 그리고 이로써 다음 대선은, 두 死자 간의 대결로 결정되었다. 박정희와 노무현 사이의. 남은 문제는, 노무현의 적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 그리고 이로써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다시 한 번 노무현을 - 이명박이 아니라 - 상대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기구한 운명이 되었고.

부록으로, 바로 그 순간 사람들 틈새로 절묘하게 잡힌 이명박의 표정. 앞에서 미소 지었다며 비난받은 순간들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이, 진짜 그다.


3.
나머지 몇 순간들.

1) 백원우, 최소한 몇 십만을,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의 잠재적 우울증으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을 애통하게 지켜보던 자국민 몇 백만을, 흐뭇하게 웃도록 만든 이는 세계사에 그가 유일무이 할 것이다.


2) 인상적인 순간이 아니라 인상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문재인이다. 서거를 공식발표하는 최초의 순간부터 백원우 돌발사건으로 이명박에게 고개를 숙이며 양해를 구하는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으며 단 한 번도 경우에 어긋남이 없었다. 참으로 대단하다. 고인이 "노무현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 했던 이유를 알겠다.


3) 종교의식 다 끝난 후, 송지헌씨가 “다음은 고인의 생전 활동 모습 등을 영상으로 시청하시겠습니다”라 멘트하면서 화면은 후방 풀샷으로 잠시 바뀐다. 이때 비친, 뒤쪽에서 세 번째 줄 오른 쪽에서 네 번째 앉은 남자, 뒤적뒤적 신문 읽고 있다. 그 상황에서도. 도인일세. 이 양반 누군지 무지 궁금하다.


4) 김영삼, 이 분은 참 아무데서나 잘 주무신다는 거.



 


*출처
: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56&article_id=4415

ⓒ 딴지일보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55746

by 탐라인 | 2009/06/03 17:12 | 反경부운하 | 트랙백 | 덧글(0)

‘PD수첩’ 촛불 강경진압에 시청자 경악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없다?”

‘PD수첩’ 촛불 강경진압에 시청자 경악 “대한민국에 민주주
의는 없다?”
[2009-06-03 12: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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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세연 기자]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천년은 퇴보했습니다."

지난 5월 29일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된 경복궁 앞 세종로에서 만난 시민 서수봉씨의 성토였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전경의 바리케이트와 두터운 폴리스 라인으로 시민들을 맞이한 경찰과 정부에 대한 성난 민심은 하늘을 찔렀다.

"이건 보호가 아니라 계엄장이다." "이렇게 막지 않아도 시민들이 알아서 질서를 지킬텐데.. 정말 국가적 망신이다" "국민이 정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게 민주주의인데 현 상황은 반대다."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수많은 인파 곳곳에서 터져나온 성토는 2009년 현 대한민국의 민심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2일 방송된 MBC 'PD수첩' '봉쇄된 광장, 연행되는 인권' 편에서는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경찰에 의해 유린되고 있는 인권의 현 주소를 조망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촛불 진압을 이유로 지하철역 출구를 원천 봉쇄,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을 곤봉으로 무자비하게 가격하는 경찰의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 관광객조차 마구잡이로 구타하고, 서울광장 잔디밭에 앉아 계란 먹던 시민을 잡아가는가 하면 아빠의 무등을 탄 5살 꼬마가 든 촛불에 대해 불법이라고 말하는, 어린 딸의 울부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죄없는 시민을 연행해 가는 경찰의 모습이 방송돼 충격을 줬다.

지난 2일 경찰은 청계광장, 서울광장 및 서울역 등에 1만 3,000여 병력을 배치했다. '집회 자유의 과도한 제한'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 원천봉쇄 입장을 밝힌 정부 방침에 따라 경찰은 서울 시내를 순식간에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도 구타, 연행됐다. 노모(老母)와 함께 효도관광차 한국에 왔던 요시이리 아키라씨는 2일 서울 명동시내를 관광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구타를 당했다. 일본인이라고 외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는 것.

서울하이페스티벌 개막식 구경을 와 서울광장 잔디밭에 앉아 계란을 먹던 이모(50)씨는 '잠깐 일어서라'는 경찰의 말에 일어서는 순간 그 자리에서 연행됐다. 어떤 경고도, 연행되는 이유도 고지받지 못한 채. 명동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리던 20대 남성 역시 영문도 모르는 채 경찰에 연행, 46시간이나 억류됐다 가까스로 풀려났다.

그런가 하면 지하철 종로3가역 출구를 봉쇄한 경찰은 지나가려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 곤봉 세례를 가했다. 어린 전경들이 흥분하지 않게 통솔할 의무를 지닌 경감은 오히려 앞장서서 장봉으로 시민들을 가격, '사무라이 조'라는 불명예스런 애칭을 얻은 상태다.

당시 그는 방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시민들에 의해 촬영된 영상 속 그는 전투적인 자세 그 자체였다. 그의 곤봉 세례에 한 기자는 허벅지를 가격당해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또 잠시 뚫린 경찰 통제선으로 빠져나가다 머리를 가격당한 한 시민은 그 자리에서 실신, 일곱 바늘이나 꿰매는 응급 수술을 받았다. '민중의 지팡이' 경찰의 시민에 대한 태도는 이제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조문하러 나선 시민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시민분향소를 찾기도 전에 경찰과 전경부터 마주쳐야 했다. 서울시청도, 덕수궁 앞 대한문도, 시청인근 청계천은 지하철 통로까지도 차단된 상태. 경찰은 다섯살 난 꼬마 손에 들린 추모촛불마저 불법집회로 간주해 물의를 빚었다.

이처럼 집회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은 2009년들어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PD수첩'이 입수한 '2009 집회시위 관리지침'에 따르면 '불법폭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집회는 신고단계부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 세워졌다. 이는 정부에 비판적인 집회를 사전 봉쇄하겠다는 정부 입장의 간접적인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를 표하며 "이런 일이 정말 수도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믿어지지 않는다" "보는 내내 너무 격분해 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이건 아니다 싶더라"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는 끝났다. 5공 시절과 다를 바 없다" "보는 내내 눈물이 다 났다" 등 의견을 게재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대한민국 경찰은 잘 하고 있는 것" "너무 일방적인, 편파적인 방송이다"는 의견을 게재하는 등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송된 'PD수첩'은 8.9%(TNS미디어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세연 psyo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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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라인 | 2009/06/03 15:28 | 反경부운하 | 트랙백 | 덧글(0)

분향소 강제 철거의 진실은? 비난 여론 확산에 경찰 당혹

분향소 강제 철거의 진실은? 비난 여론 확산에 경찰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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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주상용 서울청장 파면까지 요구

[CBS사회부 임진수 기자]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강제철거와 관련해 전의경들에게 책임전가를 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당혹스러워하면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경찰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를 강제철거했다. 이를 두고 비난여론이 일자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일부 의경들이 실수로 그런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이 발단이 돼 주 청장이 의경들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며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전의경, 혹은 전의경 부모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주 청장의 처신을 비난하는 글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않게 흘러가자 경찰 고위관계자는 "분향소 철거 작전 경위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며, 지금까지는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도로 쪽으로 나오는 시민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현장지휘관이 잘못 이해해 벌어진 돌발적인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울광장을 다시 봉쇄할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장이 전체 현장을 지휘했고 분향소 철거작업에는 1기동단장이 관할하는 경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찍힌 동영상에는 분향소 철거부터 경력 철수까지 6분여 동안 기동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휘계통이 엄격한 데다 계속 무전기를 켜둔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이 과잉대응을 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구체적이고 명확한 작전이었다.

특히, 사전에 이미 계획됐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분향소 철거 당시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분향소 천막이 숙식장소로 이용되는 등 분향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철거했다"며 사실상 분향소 철거가 사전에 계획된 작전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분향소 철거 작전이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착오에 따른 돌발 상황이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주상용 서울청장의 파면까지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jslim@cbs.co.kr

by 탐라인 | 2009/06/03 15:16 | 反경부운하 | 트랙백(3) | 덧글(0)

[전문]서울대 교수 124명 시국선언 성명서

[전문]서울대 교수 124명 시국선언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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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1.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1.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1.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강우성 강진호 계승혁 고철환 구명철 구인회 권태억 김길중 김도균 김빛내리 김상종 김세균 김영민 김용익 김월회 김유용 김인걸 김장주 김재범 김종욱 김종일 김진수 김춘수 김현균 김혜란 김효명 남동신 류재명 모경환 문중양 민은경 박경숙 박동열 박명규 박배균 박태균 박현섭 박흥식 박희병 방민호 배은경 배철현 백도명 변현태 봉준수 성노현 손영주 송석윤 신광현 신종호 심봉섭 안광석 안삼환 양동휴 양현아 오명석 오석배 오순희 오용록 우희종 유용태 윤순진 윤여창 윤여탁 윤제용 이강재 이건수 이경우 이병민 이성중 이성헌 이애주 이인호 이일하 이창숙 이철범 이현숙 이형목 임호준 임홍배 장덕진 장승일 전종익 전태원 정근식 정용욱 정원규 정향진 조국 조영남 조현설 조형택 조흥식 최갑수 최권행 최무영 최영찬 최윤영 한상진 한숭희 한영혜 한인섭 한정숙 허원기 홍기선 홍성욱 홍승권 홍재성 홍진호 황상익
김명환(인문대) 김민수(미대) 김정욱(환경대학원) 김현진(인문대) 이건우(인문대) 이근(국제대학원) 이동수(환경대학원) 이상훈(사회대) 이용환(농생대) 이준호(자연대) 장진성(인문대) 전경수(사회대) 최병선(사회대) 최진영(사회대) 이상 124명

가나다 순 정리 (동명이인은 마지막에 나열하고 단과대 표시)

by 탐라인 | 2009/06/03 15:06 | 反경부운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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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라인 | 2009/03/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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